• [반려견] 신부전 말기 강아지 - 기절/졸도 심장마비 증상과 대처에 관해서

    2022. 11. 11.

    by. dundin

    반응형

    췌장염 기록을 보니, 우리 나리가 너무 씩씩 하고 기특해서 읽을때 마다 마음이 따듯해진다. 우리 착한 나리 .. 그래서 마음이 아프지만 작년 급성 췌장염으로 고생 하고 거의 1년후, 2022년 8월 말 기절 (졸도)를 경험한 것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반려견 기절은 갑자기 찾아왔다

    췌장염을 앓기 전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리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산책나오면 잘 걷지 않는 것 빼고 밥도 잘먹고 잠도 잘자고,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

     

    2022년 8월 26일

    평화로운 어느날,
    나와 오빠는 방에서 컴터를 하고 있었고 나리는 거실에서 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비명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잠꼬대인줄 알았는데, 깨갱깨갱 하고 세번정도 비명을 지르며 버둥버둥 하더니 갑자기 전원이 나간것 처럼 몸이 축 늘어졌다. (그리고 누운채로 오줌도 동시에 싸버렸다)
    처음 보는 모습이라 나는 나리가 정말 죽은줄 알았다. 축 늘어져 숨도 안쉬고 심장도 멎은것 같았다.
    미친사람 처럼 울면서 나리를 흔들다가 곧바로 병원으로 출발했다.
    (너무 정신없어서 사진이고 머고 없음)



    일단 도착한 곳은 분당에서 2차병원으로 유명한 #해마루동물병원
    차로 15분정도 걸리는 거리를 밟아서 엄청 빨리 도착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도착해서 응급실 들어가기 직전에는 나리가 좀 정신이 돌아온것 같았다. 정말 죽은것 처럼 축 늘어져 있다가 응급실 들어갈때는 나름 고개를 세우고 있었으니까.

    그러고 나서 응급처치 (CPR 심폐소생술)에 대한 동의서를 쓰는데, 갑자기 이건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
    해마루는 너무 큰 병원이라서, 대기실에서 처치실을 아예 볼 수 없는 형태였다. 상담실 들어가서도 나리가 어디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대로

     

    여기 두면 .. 왜인지 나리가 차가운 입원실에서 나를 떠날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찾아왔다.

    그래서 나리가 다른 병원으로 전원할 컨디션이 된다면 전원하고 싶다고 의사를 전했고, #24시폴동물병원 으로 전원하게 되었다.

     

    해마루 동물병원 

    - 응급실 진료비: 84,600원 

    - 항경련제 주사 : 16,000원 

    - 채혈, 혈당, 혈압검사 등등 

    총 금액: 224,000원

     

     

    24시 폴 동물병원으로 전원 

    나리를 데리고  평소 응급 상황 있을때 종종 가던 24시 폴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이미 해마루에서 항경련제 주사를 맞은 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 

    폴 동물병원은 시설도 약간 오래되고 작은 병원이지만 선생님들이 친절하고 처치실 안쪽이 얼핏 보이기도 하고 .. 들어와서 면회도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마음이 편했다. 

     

    - 야간진료비: 33,000원 

    - 혈액검사(17종): 115,000원 

    - 엑스레이 검사: 46,000 원 

    - 중환자 입원: 79,000원 

    - 산소공급: 55,000원 

    - 기타 등등 

    총 금액: 557,200원 

     

    에궁 나리 이때만 해도 4.2 키로였네 .. 귀여워 ... 

    폴동물 병원에서 이미 해마루에서 했던 검사를 좀 중복으로 한 경향이 있긴 했는데, 그래도 폴에 있을때는 별일 없이 잘 지나갔다. 

     

     

     

     

    2022년 8월 27일 

    오전에 폴 동물병원에서 퇴원해서 데리고 원래 다니던 백현 동물병원으로 옮겼다. 

    배고플까봐 밥을 조금 챙겨갔는데, 백현동물병원에서 찹찹 잘 먹었다.  너무 기특했다. 선생님이랑 이런저런 상담을 했는데, 해마루, 폴동물병원, 그리고 선생님과의 상담 끝에 결론을 그냥 알수 없다 ㅜ ㅜ 

     

    보통 실신(기절)의 원인은 심장에 있다고 하는데, 나리는 심장상태는 계속 좋았다 잡음도 별로 없고 .. 

    뇌에 문제가 있을수도 있는데 그건 MRI를 찍어보지 않는 이상 정확하게 알수가 없으니 막막했다. 

     

    나리가 좀 안정된 것 같아서, 좀 쉬었다 가려고 병원 근처 카페에 앉아서 30분정도 앉아 있었는데, 

    이때 2차 발작이 왔다 .. 

    또 애앵 애앵  ~ 하다가 전원 나가듯이 픽 하고 쓰러기고 오줌을 줄줄 쌌다 (내 바지에 ..) 

    2차 심장 마비에 또 울면서 동물병원으로 뛰어갔다. 

     

    병원 앞이 아니라, 멀리 있었다면 어땠을지 너무 아찔했다 ..  

     

     

     

    병원에서, 응급약물을 쓰려고 했으나 아마 안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갑자기 또 몽롱해 하는 것 같아서 주간수액을 맞추고 3-4시간 후에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 후로 정말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오후 6시, 7시, 그리고 밤 10시 40분 세번의 기절이 이어졌다. 24시간내 5번의 기절 .. 

    그래도 소리를 지르고, 숨이 멎고 ... 심장이 멈추는것 같다가도 내가 어설프게 심장 마사지를 해 주면 다시 숨을 파하 ~~ 하고 쉬면서 돌아와 주었다 .. 나리는 나에게 그렇게 5번이나 돌아와 주었다. 

     

    나는 이날 나리가 우리를 떠날것 같아서, (24시간 내 2회이상 경련이면 위험하다고 했으니까) 

    부모님이랑 친오빠 까지 불러서 나리에게 작별인사를 하게 했다. 

    이날 너무 신기했던게, 나리가 내내 계속 누워 있다가, 엄마아빠가 1층 도착했다고 전화가 오자마자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허공을 향해서 킁킁거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듯 하는 행동을 했다. 

     

    몇분후 부모님과 오빠가 도착했을때는 정말 킁킁 거리면서 반겨주었다. 

    그러고나서 다시 쓰러져서 색색 거리면서 자다가 부모님 보는 앞에서도 한번 기절하고 .. 

     

     

    혹시나 밤에 발작 일으킬까봐 

    밤새 옆에서 지켜봤는데 다행이 발작이 오지는 않았지만, 계속 숨이 거칠고 잠을 푹 자지 못했다. 일어났다 누웠다를 반복하고 물도 조금 마셨다. 

     

    그리고 오전 7시에 갑자기 눈에 눈꼽을 잔뜩 끼고 부활하신 나리님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밥을 와구와구 잘 먹고 오줌 싸주고 응가도 뿍  

    정말 이별을 생각하며 부모님이 와서 작별인사까지 다 하고 갔는데, 다시 이렇게 기력을 회복해서 우리는 나리를 한동안 기적의 강아지라고 불렀다. 

     

     

     

     

    중간중간 밥을 거부해서, 닥터맘마를 물에 갈아서 줬더니 쭈르느낌으로 잘 먹었다. 

    잠을 많이 자고 산책은 거의 안하지만 그래도 다리힘은 좋아서 혼자 힘으로 똥오줌 잘 싸고 밥 잘 먹고 발작/실신 없이 잘 지내준 것 만으로도 감사했던 시간들. 

     

     

    강아지 심장마비에 대한 대처 

    라고 거창하게 쓰기는 했지만, 과연 대처방법이 있을까 

    보통 전원 나가듯이 기절하는 것은 심장이 원인, 다리를 패달링 하면서 침을 흘리면서 소리지르는 발작(경련)의 원인은 뇌라고 한다. 


    기절하는 경우, 왼쪽 심장이 위로 오도록 눕힌 후 강아지의 기도를 확보하고 가슴을 손바닥으로 빠르게 압박한다. 

    나는 이 방법으로 한 세번정도 돌아오게 한 것 같다. 

     

    잦은 경련은 뇌압 상승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즉시 주변 물건을 치워서 다치지 않게 하고, 경련이 멎을 때 까지 기다렸다가 데리고 바로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 (항 경련제 주사 + 약 처방) 

     

     

     

     

     

    2022년 9월 28일 

    나리가 떠나기 48일 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이렇게 짧을 줄 알았더라면 .. 

    반응형

    댓글